누가 울고 간다 / 이민영
잠을 자지 못했다. 모두가 일어섰다.
적막이 기립한 새벽 뭍에는
향연을 들이려는 자궁(慈宮)으로부터 넋의 소리
그것은 허공으로 착지한 부양의 기도 시간, 빛으로 남는다.
정지할 수 없는 충동이 충동 끼리 부딛힐 때
나를 버리고 떠나는 침묵의 시위에는
이정 속의 그 분이 계셨고
안개의 성자는 독경을 외우며 바라기가 되었다.
넋이란 정신의 몸부림이라는 삶의 그림자일 터,
주행의 정거장 마다 빈곤은 터의 이야기를 담느라 목이 메었다.
나를 생각해본다, 목 놓아 운 적이 있었던 가
쓸쓸한 상처도 어느틈에선가 삶의 목적이 될 기억일 것이라고 가뿐 숨을 내쉰다.
거추장스러움도 시간의 주행에서는 인연을 탈속하자는 것,
이성(理性)은 도취의 환락에 온유해져 있고
겨울이 올 때 마다 잊어버린 이름을 하나씩 채워
전라도와 서울의 강원도가 착하게 환한 밤
옷깃 마다 회상(回想)의 풀을 멕인다.
뒤따라 온 별의 이야기는
지난 날 적립해 둔 이별의 해거림인
바람의 몸체인 것, 그러므로 빗방울로 떨어진다.
만남처럼 밝은 것 들에게는
어리석은 이별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림자로 숨어 흔하디 흔하다는
여름의 지성(知性),
빗물의 귀납적인 연역,
방울의 응축과 면(面)의 이해(理解),
떨림이 되는 점,
하나로 남는다는 탐구의 구도로
우리들이 오밀조밀 해질 때
통속 하거늘 적나라한 비나리에도
쓸쓸함의 은둔도 있어야 할 것이다
눈물의 여유가 메마른 오후를
이별이 된 만남이
이별의 가슴을 적시고
만남은
떠나간다.
(사진-안동 수산나 자매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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