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가을 오후 / 도종환

LEE MIN YOUNG 2011. 7. 25. 01:24

가을 오후

 

도종환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물에 던지며

서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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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왠 가을 詩이냐구요

'건강한 여름'을 위해서입니다. 겉옷을 덮어주는 여유로운 시인- 시인같은 가을 분입니다.    

가을은, 여름이 추구하는 행복한 사랑이기 때문이죠

푸르게 짓누른 열망들이

이글거리는 폭염과 함께

숲가로 몰려듭니다, 나의 하얀 땀과 힘줄이, 굵어진 아침이, 산과 들로 달립니다.

모두가 잊혀지면 안된다고 새벽부터 외쳐댑니다. 아름다운 생명의 합창입니다.

제 힘을 다하여 발산 하고

제 힘을 다하여 소리 칩니다. 무언가 집힐것같은 행복 때문일 것입니다.

신성해지는 것들을 미리 음미하는 여름날의 여유로움,

기쁜 것들이 너무 기뻐서 날도 덥고 바람도 같이 더워 한답니다..

건강한 여름나기 입니다..건강한 행복은 願하고 기다리는데 있다고 합니다

겉옷을 덮어주는 선한 가을님, 기다려집니다....이민영

 

"....어깨를 감싸 안았다.....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편안한 밤을 위한 피아노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