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무단히 피는 봄 / 이민영李旻影

LEE MIN YOUNG 2011. 8. 13. 23:01

 

무단히 피는 봄

 

이민영李旻影

 

분홍이 머물다가 간 산마루에

님은 계신 줄 알았습니다

 

모락 모락 산 눈물이

새벽 길에 머뭅니다

 

돌아서면 길 모퉁이에 남아있었을

꼬까비였는데

피어오른 꽃베루 마다

제 청혼은 받아주신 것을 생각합니다

 

처자는 더욱 없고

바람 나 도망갔다는

준희이모 소식만 들려옵니다

 

어디 이 봄만 철 이겠습니까

철수아재가 경운기를 팽개치고

뜀박질을 하자

무단히 피는 봄이라고

경운기는 통통소리에다

진달래를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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