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히 피는 봄
이민영李旻影
분홍이 머물다가 간 산마루에
님은 계신 줄 알았습니다
모락 모락 산 눈물이
새벽 길에 머뭅니다
돌아서면 길 모퉁이에 남아있었을
꼬까비였는데
피어오른 꽃베루 마다
제 청혼은 받아주신 것을 생각합니다
처자는 더욱 없고
바람 나 도망갔다는
준희이모 소식만 들려옵니다
어디 이 봄만 철 이겠습니까
철수아재가 경운기를 팽개치고
뜀박질을 하자
무단히 피는 봄이라고
경운기는 통통소리에다
진달래를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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