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스크랩] 이성에 대하여 / 이민영

LEE MIN YOUNG 2013. 7. 25. 19:31



 


 
이성理性--李旻
우주는 그대가 아닌 그대를 덮는 이불이다
우주가 아침 일찍 서산에 서성이 것은
그대가 아닌 세상의 불을 재워주는 물 때문이다

우주는 찬 이슬로도 뚝뚝 이별을 흘리기도 하지만
그날 아침
억만겁 셈틀속에 좌정하여 불창에 눕다간다
(물고기처럼 이 보이지 않는다 ..난.마시는 공기를 볼 없다 )

태우는 적혈구의 모성속에서도
숨 쉬지 못하는 사랑이여
여인 앞에 내내 부끄러운 세월
찻잎에 띄워 보내는 그대의
이별이다

    
    
    
                             나무숲에서--李旻影                            
    나무 숲에 앉아 있다  
    북극에서, 臨津閣에서  
    순공 맨 간성干城에서  통영의 寺草에서  
    지리산 줄기의 암사 香 맡는 곰골에서  
    물 새롭다는 봄선운사에서 나도 나무가 된다 
    나무가 숯정이에게 해오라기에게  
    덤판굿 술이에게  맏아짐 대럼이 된 아제 산도수山刀首에게  
    저녁마다 소쿠리 긴메를 이고 염녁나가는 암녀에게 
    바스티유에서의 자유, 앙시앙 레짐을 외쳐대고  
    줄진 나무 순 대봉위 에릿히프롬의 존재속 잎들이 너울거리면  
    이 아리따운 이념의 섶에  
    헤진 들로도 빛살 모아 
    아침의 인고가 꽃이 된다  
    강상을 두둘기는 현弦위 나신으로 타 내린다 
    때로는 해가 지고 갈곳도 드물어 
    북관北關땅 바람도 안고 가 
    남신의주에 사는 박시봉방 베람박에  
    서리빛 그의 詩를 써놓기도 하고 
    인연으로 더워진 이 땅이 시린 아침을 핥아 주면  
    가지마다 종소리가 앉고 
    잎새가 너울을 춘다  
    젖내나는 나를 눕히고 진종일 나무의 그늘이 되어   
    나의 이마는 낮잠을 자고  
    내리는 빗물로 설킨 삶의 생채기가  
    헌 삿처럼 흙더미에 눕기도 하는데 
    삶의 땀방울까지 닦아 주려 뿌리까지 올라와 울고  
    나무는 숲에 숨고, 그를 먹이느라 날마다 
    숲이 모여 있다 
    

    The Anniversary Song-Giovanni Marradi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幸福한 思郞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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