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理性--李旻影 우주는 그대가 아닌 그대를 덮는 이불이다 우주가 아침 일찍 서산에 서성이는 것은 그대가 아닌 세상의 불을 재워주는 물 때문이다
우주는 찬 이슬로도 뚝뚝 이별을 흘리기도 하지만 그날 아침
억만겁 셈틀속에 좌정하여 불창에 눕다간다 (물고기처럼 물이 보이지 않는다 ..난.마시는 공기를 볼 수 없다 ) 태우는 적혈구의 모성속에서도 숨 쉬지 못하는 사랑이여 여인 앞에 내내 부끄러운 세월 찻잎에 띄워 보내는 그대의 이별이다
나무숲에서--李旻影
나무 숲에 앉아 있다
북극에서, 臨津閣에서
순공 맨 간성干城에서 통영의 寺草에서
지리산 줄기의 암사 香 맡는 곰골에서
물 새롭다는 봄선운사에서 나도 나무가 된다
나무가 숯정이에게 해오라기에게
덤판굿 술이에게 맏아짐 대럼이 된 아제 산도수山刀首에게
저녁마다 소쿠리 긴메를 이고 염녁나가는 암녀에게
바스티유에서의 자유, 앙시앙 레짐을 외쳐대고
줄진 나무 순 대봉위 에릿히프롬의 존재속 잎들이 너울거리면
이 아리따운 이념의 섶에
헤진 들로도 빛살 모아
아침의 인고가 꽃이 된다
강상을 두둘기는 현弦위 나신으로 타 내린다
때로는 해가 지고 갈곳도 드물어
북관北關땅 바람도 안고 가
남신의주에 사는 박시봉방 베람박에
서리빛 그의 詩를 써놓기도 하고
인연으로 더워진 이 땅이 시린 아침을 핥아 주면
가지마다 종소리가 앉고
잎새가 너울을 춘다
젖내나는 나를 눕히고 진종일 나무의 그늘이 되어
나의 이마는 낮잠을 자고
내리는 빗물로 설킨 삶의 생채기가
헌 삿처럼 흙더미에 눕기도 하는데
삶의 땀방울까지 닦아 주려 뿌리까지 올라와 울고
나무는 숲에 숨고, 그를 먹이느라 날마다
숲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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