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키드향플래닛.2006에서)
수선화에게-이민영 하늘과 땅 사이에는 그대가 살고 있다 그대라는 소망하는 것 들로 그래서 통 털어서 파란 하늘을 머금고 하얀 진 초록을 닮아 온 온 세상의 여인이며 그대를 닮아서 사모하는 여인이며 모든 세태 벗기고 씻어도 그대에게는 이르지 못 할 것 같은 하늘 한 가운데 순백純白하여 가믈거리는 빛의 청순이라는 이름의 삼 백 예순 날을 지고도 그 겨울날 달 빛을 머금어 그대라는 이름으로 내 얼굴 적셔준 단 한 분의 여인이여 그대 한 분으로 나의 겨울 날은 그리움으로 행복했나니 *이민영선생님의 이민영詩想目錄集(19990104)에서
(사진-sop9230님플래닛.2006) 수선화에 對하여 봄이 오기 전에 봄맞이 샘을 먼저하려는가 소녀에게 봄이 닿는 날이면 얼굴도 간지러워진다. 그 얼굴에 닿는 시새움 바람이 매섭게 느껴지는 오늘이면 나의 동산에도 꽃 소식이 기다려지곤 한다. 겨울을 보면서 피는 꽃,겨울을 견디고 새로운 계절을 여는 순간에 피는 꽃이 貴하게 보일 때 어느 날 배낭 메고 남쪽 마을로 내려가면 봄이 오기 전 추위에 옷깃을 여미어야 하는 시기에 꽃망울을 터트리는 아름다운 꽃이 있는데 바로 수선화이다 여린 줄기와 맵시있게 뻗어 나온 잎새 사이로 웃으며 피어나는 연 노란빛 그 꽃송이의 청초함. 때로는 이에 질세라 하얀 송이 눈처럼 여섯 눈 망울속의 仁慈함, 살아 온 품새를 스스로 읽는 듯 동그랗게 자리잡은 노랑 또 하나의 꽃잎 풍겨나오는 향기. 모습을 보노라면 꽃이 가져야 하는 모든 아름다움을 한 송이에 빚어 놓고서도 함부로 자랑하지 않는다. 기품을 간직하니 누가 수선화 앞에서 사랑과 미움, 正과 否正이란 세속의 俗世이야기 같은 것을 꺼낼 수 있는 것인가. 이른 봄 양지바른 곳에서 끝없이 풍겨 나오는 은은하면서도 드러내지않는 香의 氣를 보면 자만이 밉지 않고 뭇인들의 詩로 노래하려는 詩想의 노래도 당연하다 싶다....旻影
(출처-오키드향님.플래닛.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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