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가 온 날은 속삭이는 빗소리를 따라
연인인 듯 함께 걷고 있습니다
빗속에 서 있노라면
정령의 혼탁에 흡입된 오욕을 털어내는 희열로 새삼 새롭고
흐르는 강물에서 중아함中阿含으로 나를 씻고 미생微生의 나를 보냅니다
맑은 것만을 추구한다는 은연중 허언虛言을 지우고
입술에 서린 진솔과 허식虛式의 본심을 읽노라면
무거운 심연은 가벼워지고 아득한 것은 다가오면서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한동안 멀리 있던 그리움 같은 것도 불러보고 스스로 쓸쓸한 척도 하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비가 읽어주는 생각의 독서 때문입니다
2.
밤 부터 읽어가는 생각의 讀書는 아침인데도 그칠 줄 모릅니다
지난날 폭염에 허기진 바람은
숲에 머물며 밖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보여드려야 하는 제 가슴은 그대가 저인 것처럼
그대의 텍스트이기에
성취하려는 삶의 목표는 빛나고
정신은 소멸할 수 없습니다
언제나 살아 있는 숨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나의 태생은 연민의 세월에 있었던 것이라
그대의 고독까지 그리워하는 나의 비바람인지 모릅니다
3.
고독도 그립다는 그대의 비바람은
여름날 진실로 흘리고 싶은 눈물인 것처럼
이별도 사랑하는 삶은 봄 가을 언제나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기에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는 것은 진솔한 표현입니다
빗소리가 님이라면 비바람은 그대의 편지입니다
편지를 읽고 난 뒤 흔들림의 충동은
理性이 그대의 감성에 전하는 고백이고
진솔의 끝에서 발가벗은 표현인 결심의 단정은
생각 끝에 내린 그대의 눈과 나의 입술임을 부정하지않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잠이 들 때까지
사랑은 삶의 비용이라는 것이며
비용을 걷어 들이는 사랑의 행군은 약속된 우리의 노정입니다
행군이 된 어깨의 말씀과 등허리에 붙은 가족의 아우성은
나침반처럼 수없이 나를 지시합니다
가야할 곳을 헤매지 않아 행복한가요
그렇습니다, 그곳의 아우성과 말씀이 청량제이기 때문입니다
4.
땀을 사랑한 이곳의 아우성과 말씀은 청량한 미래를 보여주는 삶의 현재입니다
현재에서 미래에 이르는 노정은
소풍가는 듯 언제나 우리의 행군이며
종착역은 미망 님의 행복 驛이고
행동하는 감성의 결단은 님곁에 달려가는 나의 이성입니다
절절히 흘린 빗방울은 안부처럼 세차게 이성의 窓을 두들깁니다
아픔이 가득한 공간을 기억하고
잊지 않기위해 여백의 흔적을 보냅니다
아무도 없이 독백으로 젖어진 이야기가
비 내린 하늘 아래서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가 될 때
제 마음은 그곳에 있습니다
5.
일상을 사랑하는 삶을 위하여
그 삶을 사랑하는 나를 위하여
그대의 편지가
비가 되어 내립니다.
사랑의시인-이민영李旻影의 산문(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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