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위한 연가
이민영李旻影
덥단다, 흘린 땀방울로 하루의 고뇌를 씻고
아침부터 수줍어하던 댓잎 이야기 위에는
한 사위 자다 깬 바람의 입들이 재잘거린다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떨어지면서 속삭이는
숨의 맥동 파波, 살며시 귀 기울이노라면
살 손 다한 벼리엔 꽃으로 피운 성금이 방울방울 살랑거리고
노동의 눈웃음이 하늘의 거울에서 춤을 추어댄다
태양을 온몸으로 안고도 즐길 줄 아는
너의 청량한 가슴
-땀의 청춘은 쏟아내는 햇살의 알갱이로 더욱 여물고
-고요의 詩는 응강이 숨 쉴 때마다 아이가 되어
엄니의 젖 동산을 찾는다
고맙다고 인사하는 들녘의 눈물에게
익어가는 꿈을 하나씩 안겨주고는
자장가를 부르다가
호랑이와 할배가 어깨동무하며 놀던 옛이야기도 들려주기도 하고
손을 마주 잡기도 하면서
-성실이 흘린 땀방울에는 사랑이 추구한 추수秋收여
-열을 식혀 스스로 단단해지는 열매로, 채워가는 성실이여
일편단심이란 기실 세월의 속사랑 같은 것 아닐까
숙성한 여인이 되고픈 여름, 그 여름의 여인을 품에 안고
가을을 찾아 나선다
이민영시목록(200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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