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선-126) "오래된 잠버릇.성선설의 함민복"에서
나를 찾아 보는 일, 나를 보는 눈의 정직을 닮는 일
오래된 잠버릇 --함민복
파리는 내가 덮고 자는 공간을 깔고 잔다
날개 휘젓던 공간밖에 믿을게 없어
날개의 길밖에 믿을 게 없어
천장에 매달려 잠자는 파리는 슬프다
추락하다 잠이 깨면 곧 비행할 포즈
헬리콥터처럼 활주로 없이 이착륙하는 파리
구더기를 본 사람은 알리라
왜 파리가 높은 곳에서 잠드는가를
저 사내는 내가 덮고 자는 공간을 깔고 잔다
지구의 밑 부분에 집이 매달리는 시간
나는 바닥에 엎드려 자는데
저 사내는 천장에 등을 붙이고 잔다
발 붙이고 사는 땅밖에 믿을 게 없다는 듯
중력밖에 믿을 게 없다는 듯
천장에 등을 붙이고 잠드는 저 사내는 슬프다
어떤 날은 저 사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늦게 거꾸로 쭈그려 앉아 전화를 걸기도 한다
저 사내처럼 외로운 사람이 어디 또 있나보다
성선설--함민복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
관찰된 파리로부터 찾아낸 思想의 항해이자 그도 생물이요 나도 생물인 同類의 世界
아득한 것들은 언제나 의문의 눈이다. 의문은 내게 질문의 산실이자 탐구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보는 것을 관찰이라하고 觀察을 눈의 미감味感이라고 한다.
눈의 미감도 먹을 것같은 혀의 맛이다는 것을
이미 깨우친 詩님의 글이다.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항용恒用, 詩가, 보는(視) 사람들이라는 것은, 가장 자세가 낮은 미물이
닿는 곳이란 곳이 정처定處한 詩의 통설이다.
어쩌면 만물의 영장임에도
사람들은 항상 詩에 있어서는 낮춘 몸가짐이였으니
이는, 우리 현대시가 한국시로 입문할 때 부터이다.
삶의 인간으로서 너무 안타까워서일까, 삶의 주인공으로서의
詩 모습이 가련하다고해서일까,
사물에서, 생물에서, 바라볼수록 생각하여지는 것들이 詩 아닌 것이 없다.
詩 말馬을 달려, 中原을 달려, 허공을 달려, 헤매고 헤맨 사람들의 풍류가
이제는 사물의 숲 속으로 간다.
누군들 그러지 아니하리,
李旻影(시인)
............................
창작해설-
엇갈림이란 것이 있다, 중학교 국어와 수학이 공통으로 생각할 때 느끼게하는 단어이다.
이는 다시 대칭과 비대칭이다,
또는 합동과 합일이다,
서로 마주하여 무엇인가 '일맥상통'하다 할 때
그것이, 서로 비껴가 건, 바로 세우던 간에,
맞절을 하면 이가 대칭이요, 거꾸로 절을 하면 비대칭이다.
닮는 것을 찾아 간다고하는데
포개지도록 그 뜻을 같이 한다고 하는 것이 합동이요.
같은 꼭지점에서 춤을 춘다고하는 것이 合一이다.
이 시는 대칭에서 비대칭에서 合同에서 합일이라는
생각의 골을 넘나든
그래서
삶의 근원을 찾아낸 우리들 사람의 詩다
사람..두 발 달린 짐승, 직립보행, 詩의 제재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
그래, 사람의 詩다...旻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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