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절벽--이상

LEE MIN YOUNG 2006. 11. 6. 12:25
(이민영의 좋은시읽기-134)절벽--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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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이상(1910~37)


이보이지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거기묘혈을판다. 묘혈도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속에 나는들어앉는다. 나는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않는다. 향기가만개한다. 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 묘혈은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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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시는 항상, 달려가는 것이다,
이른바 언어의 수축과 통합의 일렬에서 求婚하는 연작의 작법이다
속독의 시가는 속감의 단정에서 나온다
글의 미학은 눈이 보는 숨소리의 호흡에서 스스로 '가늠'하는 것이다
꽃이 밀려간다, 꽃이 들어간다, 꽃이 달려간다, 꽃이 눕는다, 꽃이 숨는다,
지층에서 지하로,
지하에서 벽으로, 벽을 넘어서 끝이 아닌 끝으로, 추락하지않는 추락의 야릇함으로,
나를 찾아라, 나의 나를 찾아라, 그대의 입술 안에서 그대를 찾아라,
이가 곧 우리들이 흡입하려는 절묘의 심상이 아니던가
세상의 이치는 이렇듯 자신의 자아를 독백의 방법으로 찾아가는
순간의 지평인 것이다.. 李旻影(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