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수라 -백석

LEE MIN YOUNG 2008. 12. 11. 19:51


(이민영 추천시--152) 수라-- 백석

(시인의 시인-백석.함흥고보 교사시절)
 
수라(修羅)--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 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히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가장 아름다운 것에 대한 경의 이것을 경애라고 한다. 미물이며 찬것들이며 오손도손한 움직임이며 그것들은 허약한 그것은 사랑이다 .....旻 (집게네 형제를 발표할 무렵의 백석시인 모습. 출처 시사랑사람들 문학-시인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