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김지숙
폭설-- 김지숙
눈이
내린다. 폭설이
살아온 날들 되돌아보라고
태양만 바라던 일
땅만 지탱하던 삶
깡그리 잊고
가까운 사람 생각하라고
큰 것만 향했던 눈빛들
바쁜 걸음들
다 놓고
가까이 있는 것 바라보라고
사랑
추억으로 가는 길
자동차 길
전화선까지도
화이트로 지운
세상 안에 놓인다.
멈춰서질 못했던 삶들이 폭설로 멈춰섰다.
피빛 상처가 감춰지고
화려한 색들이 눈 감았다.
눈은
헛되이 내리지 않고
풀씨처럼 가벼이 내려
침묵으로 쌓인다.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혹은
보이지 않던 것들을 더 잘 보이게 하려고
김지숙 詩人이 2005.11 홈에 自書 기고한
폭설이다 2005, 폭설이 내릴 즈음 김지숙詩人은
11월11일 오후 5시, 부산여대 다촌문학관에서 제7회 설송 문학상 [평론부문]을 수상했다
정공채시인이 대상을, 본상에 박달수.김지숙(문학평론).변종환(시). 강숙련(수필)시인등이다.
설송상은 우당 안도섭교수님이 주필로 있는, 문지의 단체로, 많는 부산 문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안도섭시인님은 사실, 개인적으로 ..학교의 선배님이다. 어른이 되어 뵌적은 없지만,.. 문하인을 통하여 잘 안다. .....
그무렵 김지숙시인님이 자서한 시가 폭설이다.여름이 한창이다. 익는다.
이 여름을 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스로 추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겁고 어려운 것들을 바람처럼 대하는 것, 경황스럽고 더운 가슴을
가라앉히고 서서히 냉동되는
강물 위로 표류하려는 여유, 시원한 생각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마음, 그 구석일 것이다.
은둔의 회피처럼,
땀띠가 땀을 뻘뻘 흘리며 덥다고 바람 뒤에 숨는다고 한 것이 아니라
땀의 발이 시러워 땀의 등이
시러워 춥다고 할 이즈음에서 폭염이 폭설이 되는 그리운 단어,
더워진 몸땡이 속을 겨울 말로 채워갈 것이다
인생의 여름이 그러하듯이,
李旻影 (시인. 시사랑사람들 대표)
김지숙(부산 거주.문학박사.동아대 재직/시인.평론가/시사랑사람들문학 지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