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스크랩] 임은수 시인의 시집/ 수하리 바람 (문학의 전당, 2009) 상재를 축하드립니다.

LEE MIN YOUNG 2009. 11. 24. 01:12

수하리 바람-임은수

내게서 걸어 나간 바람이
지금 고향 어귀쯤 다다랐을까
이미 눈 설어진 그곳 헤매다 지쳐
정자나무 아래 오랫동안 서 있지나 않는지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는 길을
나뭇잎 떨어져 쓸쓸히 간다
잎새마다 새겨지는 어머니의 발자국
투명한 빛깔로 쌓이는 슬픔만이
무진 곱구나

바람이
수하리 뒷산을 돌아서 그리운
어머니 냄새를 싣고 돌아온다면
나는 이제라도 고개 숙여 인사하겠네
모두 안녕들 하신지
젊은이들 다투어 떠나고
머리 하얀 사람들만 신선인 듯
그런 듯이만 보이겠지

--- p.25

[면수] 119쪽
[가격] 7000원
[ISBN] 978-89-93481-30-3

[발행] 2009.7.15

 

 

책소개

1994년 『한국문학예술』신인상에 시가,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수필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임은수 시인의 첫 시집. 물과 바람의 역동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세계가 펼쳐져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임은수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석사).

1994년 『한국문학예술』신인상에 시가,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수필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5인 시집『새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수필 동인지『푸른 언덕이 그리운 날』등 다수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이음새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1부 샘이 깊은 물그림자
구름
여름밤은

산 아래에는 사람이 있다
순례의 달
수하리 바람
그대, 비둘기호를 타지 않겠습니까?
여름
박꽃이 필 때면
낯선 시간이 다가온다
분꽃 어머니

2부 가슴속 끓는 그리움
사랑에 체하다
간척지
변방의 시저
회복기
홍수
다시마 데치기
엘리베이터
사는 일이란
나도 강물이고 싶다
부재
무제의 날

3부 아픔이란 모두 지나가는 것
찻집 나무그늘
바람에게
혈연
내 마음의 빈터
기도
숲이 눕고 일어서다
잔디밭과 달개비
성묘길
너는 내게 온기로 온다
오늘 비는 내리고

4부 비껴가는 바람
중부고속도로
비야 작은 비야
부활의 노래
한계령
공주 가는 길
사풍 부는 날
우리에게 아직 꿈에 대한 희망이 유효한지요
봉숭아
기쁨 2
환절기
블라인드
일기예보

5부 세월을 뒤집는 붕어빵 장수
세심사 가는 길
녹차를 마시며

초겨울
가을 햇살 속에서
입동
산행
계범이
순례기
울고 싶은 날
당신 안에 새봄을 안기고 싶다
봄비

해설/이명재-물과 바람을 통한 향수의 서정적 미학

 

 

책속으로

 

 

 

출판사 리뷰

임은수 시집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순정한 시인이 쓸 수 있는 순정한 시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체험에서 우려 나는 소재를 택하고 있어서 이미지가 난삽하거나 억지로 꾸민 듯한 흔적이 없고,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매우 자연스럽다. 읽고 나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시편들이다.
임은수의 짜임새 있는 시어구사와 이미지 활용 면은 단연 돋보인다. 그의 시 문장은 서정성이 넘치고 더러는 생략적이라서 수월하게 읽혀나간다. 「수하리 바람」이나 「여름밤은」 등의 신선한 감수성과 유연성뿐만이 아니다. 그의 시는 사물의 인상을 뭉뚱그려 표현하는 시적 압축미의 본을 보는 듯싶다.
또한 임은수는 곧잘 지적이고 리얼한 묘파로써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을 발산한다. 그래서 그의 시편에서는 으레 한두 구절씩 시어 표현의 숙어처럼 외우고 싶은 대목이 반짝이곤 한다. 이런 그의 잠재력은 앞으로 펼쳐갈 창작활동에 큰 자산이라 여겨진다. 그에게는 막연한 관념이나 형체 없는 사물을 가시적인 이미지로 리얼하게 표출해 내는 재능이 있다.

 

 

추천평

임은수 시집 『수하리 바람』의 화두는 우선 살아 움직이는 물과 바람의 특성으로 드러난다. 수록된 시편들 대부분의 소재는 인상적인 표제에서처럼 물과 바람의 역동적인 상상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가운데는 시 제목부터 작품의 대상이나 시적 공간 등이 물과 바람의 요소를 함유하고 있다. 「물」「나도 강물이고 싶다」「오늘 비는 내리고」「비야 작은 비야」「수하리 바람」「바람에게」「사풍 부는 날」등.
물은 일찍이 동양의 주역 등에서 음양오행설로 쇠, 나무, 불, 흙과 더불어 우주 생성의 기본 물질의 하나로 중요시 해온지 오래다. 특히 노자 도덕경에서 물은 도의 기본적인 모델로 삼은 물질이다. 담는 그릇을 꺼리지 않는 물은 항상 아래로 흐르며 모두를 포용하고 씻어서 정화해 준다. 그야말로 천지화육을 돕는 자연 속의 물은 인간 생활에 필요불가결한 존재로서 만인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실체이다.
또한 바람 역시 형체 없는 공기로서 인류의 삶을 지탱해주는 무상의 물질이다. 프랑스의 G. 바슐라르도 물질적 상상력의 기본 요소로서 물?불?공기?흙의 4원소 설을 들고 있다. 그 가운데 공기는 바람의 원형에 해당함은 물론이다. 바람은 변용된 공기의 또 다른 이름으로서 움직이는 속성으로 인해 소통과 순환의 기호이기도 하다. 시궁창에 고인 채 썩는 물은 밖으로 흐르게 해야 하듯, 바람은 한사코 밀폐된 공간을 벗어나 넓게 열린 세계로 자유롭게 순환시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임은수 시인은 특히 위와 같은 물과 바람의 현상학을 시로 형상화하여 남다른 시의 미학을 구현하고 있어 돋보인다. 그의 시에서 무공해의 천연생명수인 물과 공기의 활성화된 변용실체인 바람은 시 미학적 활용 면에서 두 개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물과 바람은 순환과 정화 및 상생의 촉매제인 것이다. 물과 바람의 상상력 이미지로 사물과 독자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소통시키는 임은수 시인의 시는 독자들에게 순수와 서정의 심성을 교감하게 한다.

- 이명재(문학평론가)

 

출처 : 시사랑 사람들
글쓴이 : 행복한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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