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스크랩] 비 사이로 찾아가는 /우당 김 지 향

LEE MIN YOUNG 2009. 11. 28. 12:12

      비 사이로 찾아가는

      우당 김지향

       

       

       

      어제와 내일 사이엔

      얼어붙은 비가 빡빡하게 들어서 있다

      공간을 붙들고 서 있는 비 사이로

      바스러진 시간들을 홈질해 본다

      듬성듬성 기워진 시간들이

      흘러가는 스크린을 올라탄다

      스크린 앞머리에 칩을 꽂아본다

       


      타박머리 아이들이 냇가에서 물장구를 친다

      윗마을 운동장에선 덜 핀 해바라기들이 재기차기를 한다

      풍금소리가 들고 있는 아랫마을 예배당에선

      날개옷 속에서 장다리꽃들이 손을 모으고 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들녘에선 출렁이는 풍선꼬리를 따라

      빳빳한 다리의 개나리들이 달리기를 한다

       


      비를 걷어내면 환히 떠오르는 눈 시린 풍경들

      너머 풀려있는 스크린 끝 짬에 칩을 꽂아본다

      수직으로 얼어붙은 비를 부수고 힘차게 치솟는

      비행접시 한 채씩 연이어 열리고 있는 내일 안에

      까까머리들을 태우고 짙푸른 우주 속으로 잠적해간다

       


      어제와 내일은 멀고 먼 끝과 끝이지만

      실 티 같은 시간의 칩이 촘촘히  이어준다

       

       

       

      * 김지향, 시인 문학박사, 전 한세대문창과 교수 前한국여성인문학회 장

        출처- 시집 [길을 신고 길이 간다] ,

      <시사랑사람들 문학, 대표 시인님의 게시판에서, 2009.10>


       

      시간의 글들은 깨알같이

      젖어진 채로 줄지어 서 있다.

      희망을 손잡고, 너머, 산같을

      이데아를 향한 고뇌, 그의 무덤은

      움푹패인 채

      미래를 위하여

      스스로 저당되고 있다.

      인영들은 머물어 들판을 채우고

      우주와 나, 시야와 나의 존재 속에서

      정처없이 헤매고 있다.

      눈들은 언제나 빗금같을 시선 속에서

      고정된 세상의 철학,

      그래서 간격은 그대에게 주는 여운이 아니던가.

      우당선생님의 詩

      <비 사이로 찾아가는, 어제와 내일...>

      안에서 나를 묻고 갑니다.....李旻影

       

       

출처 : 시사랑 사람들
글쓴이 : 행복한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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