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기쁨은 그대에게 주는 편지고 슬픔은 내가 태우는 향취입니다 / 이민영

LEE MIN YOUNG 2012. 2. 4. 23:42

 

이제, 헤어지는 것은 헤어짐이 아닙니다

상대성의 원리가 감정을 외면한

실험의 현장에서 채증되듯이

두 개 직선의 모습은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詩를 쓰듯이 이성은 당신을 대하진 않습니다

정태적 실사에서 말이 없는 회화는 완성인 양

만남의 詩를 보내는 것도

감정의 동태적(動態的)인 자유 속에서 항해 하는

신뢰의 유혹인 것이고

읽어내는 것은 사랑한다고 손짓하는

유월 담장 덩쿨손이 허공을 잡지 못하나 누운,

약속의 예측인 것처럼

항성을 떠날 수 없는 별의 기억을

회생시키는 이지(理智),

미래의 형상을 형용하려는 

욕구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합일 되는 사유의 이기일원에서

치중(置中) 하려던 생각을 멈추고

중원(中原)에서 당신의 고뇌를 기다립니다

필요한 존재는  제 슬픔으로

단단해진 그대의 자아입니다 

기쁨은 그대에게 주는 편지고

슬픔은 내가 태우는 향취입니다

 

달빛바닷가 모래사장에는

빛으로만 항거하는 모래알이 있습니다

여명은, 한가운데서 해당화를 피운다던지,

방황하는 빛을 모아 기약을 새기는

조수의 흐름에 고혹해 한다던지,

언제나 출발은 재회를 위한 이성의 조반입니다 

멀어져 가는 것에 대하여 그 감상을 헤아려도

성자(聖者)는 오지않습니다, 깊어진 밤의 고요가

열정의 바다를 재운다는 것이지요.

 

 

<출처 시사랑사람들 문학. 2003.06>

이민영. 보성 출생, 현 시사랑사람들 문학회장.

<시사랑사람들 문예대학>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