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 Canon EOS
350D DIGITAL 1/125ms F63/10 ISO100
봄볕
소묘/유현숙
안양암 마당에 햇볕이 착하다 갓 닦아 놓은 툇마루 밑까지 볕이 가득 찼고, 그 볕을 깔고
앉아 쳐다보는 처마 선이 허공을 물고 나는 학 같다, 대목의 대팻날이 저리 부시다 아랫배가 둥근 비구니 마당을 질러간다 뼈가
비치는 모서리도, 살을 가린 담장도 두루 지운 뭉툭한 몸에 큰집을 들였다 배 밖으로 튀어나온 느린 그림자의 무릎이 다
닳았고, 깎인 용마루가
맑고 차다
돌계단에 쪼그려 앉힌 길상수吉祥獸들, 돋을새김한 화염문火焰紋이
그대로 화염인데,
미망 못 사른 내가 봄볕 물고 서 있다
범종각 뜰에 눕혀 둔 나무 팻말
하나, 그대 발길
돌리는 곳이라고 써 있다
*출처-2006년 여름호<다층>, 젊은 시인
7인선 *유현숙詩人-동양일보 신춘문예 .문학선으로 등단
(시사랑사람들 좋은시선-62) 볕과 그대
참으로 선경(禪經)의 경(景)의 경(鏡)입니다. 작자 유현숙님의 화두처럼 "安養이라는 한자어가 새삼스러웠던 봄날 마당은
봄볕까지 착하고 편안하게 기르고 있던" 봄볕의 景,
좋은
經입니다.......旻影시인
(엘가 사랑의인사-이동활음악정원제공.편집-유현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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