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選-68.폭설-김지숙
폭설
김지숙
눈이
내린다. 폭설이
살아온 날들 되돌아보라고
태양만 바라던 일
땅만 지탱하던 삶
깡그리 잊고
가까운 사람 생각하라고
큰 것만 향했던 눈빛들
바쁜 걸음들
다 놓고
가까이 있는 것 바라보라고
사랑
추억으로 가는 길
자동차 길
전화선까지도
화이트로 지운
세상 안에 놓인다.
멈춰서질 못했던 삶들이 폭설로 멈춰섰다.
피빛 상처가 감춰지고
화려한 색들이 눈 감았다.
눈은
헛되이 내리지 않고
풀씨처럼 가벼이 내려
침묵으로 쌓인다.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혹은
보이지 않던 것들을 더 잘 보이게 하려고
*김지숙 詩人이 2005.11 홈에 自書 기고한 폭설이다
폭설이 내릴 즈음 김지숙詩人은 11월11일 오후 5시,부산 여자대학 다촌 문학관에서
제7회 설송 문학상 [평론부문]을 수상했다
정공채시인이 대상을, 본상에 박달수.김지숙(문학평론).변종환(시).
강숙련(수필)시인등이 우당 안도섭교수등 부산의 많은 문인들이 참가한 가운데서
.....그때 주신 시 폭설이다.
여름이 한창이다.
이 여름을 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스로 추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겁고 어려운 것들을 바람처럼 대하는 것,
경황스럽고 더운 가슴을 가라앉히고 서서히 냉동의 강물 위로 표류하려는 여유,
시원한 생각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마음 구석일 것이다.
땀띠가 땀을 뻘뻘 흘리며 덥다고 바람 뒤에 숨는다고 한 것이 아니라 땀의 등이 시러워 춥다고 할 이즈음에서
폭염이 폭설이 되는 그리운 단어,
더워진 몸땡이 속을 겨울 말로 채워갈 것이다 인생의 여름이 그러하듯이 ...李旻影( 시인)
김지숙(부산거주.문학박사.동아대/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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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민영시인 행복한사랑. 뚝뚝 떨어진 生을 줍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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