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서하
청량산 걸터앉아 성서공단 내려다본다
양변기처럼 빙 둘러 스크럼 짜고 있는 공장들 사이,
엉덩이 치켜 든 굴뚝 하나
하늘로 떨어지는 저 당당한 배설이 몽글몽글하네
거꾸로 걸어가는 사람들아
서서 부는 똥을 아는가
굴뚝 보니 굴뚝같이 먹고싶은데
열린 입을 어떻게 잠글까
어머니 기저귀 갈아 드릴게요
아가 아직 안 갈아도 돼
아니에요 여러 사람 쓰는 병실이라 냄새나면 안 되요
똥이 촌수 제일 잘 안단다
나 이제 아무것도 안 먹을란다
수도꼭지처럼 입 꼭 다무는 어머니
그것 주물러 키운 자식 앞에서도
못내 미안하다, 미안하다,
무릎을 굽히네
무릎과 무릎 사이 언뜻 스치는 생산의 집,
하늘 향한 굴뚝이 거기 있었네
저 굴뚝 당당해지면
몽글몽글 새날이 돋을까
서쪽하늘엔 두루마리 화장지 구름,
겹겹이 떠가며 길 내고 있네
{현대시학}(2003. 4)
대구의 시인 서하시인과
장혜승, 정하해, 강가애, 서화경시인인 보인다
서하시인은 시안과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삼월에 내린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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