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치초등학교 34회 / 이민영
우리들에게는 늘 달고 다닌 것이 그랑께였다
홍순이 집에서 삼냄이랑 모시 삼으면서 서숙알 세어보는 이야기할때도 그랑께였다
언제인가 단심이가 철철 넘치는 소녀같은 나이로 면민회때 우리 우리라고 이야기할때
그랑께 에말이요라고 그랑께했다
항상 말없고 색시같던 병운이가 詩는
올배쌀처럼 뎅굴뎅굴 궁굴러댕기면서 별처럼 반짝이는 콩이라고 애기할때
근메 콩 했다
얼굴을 그리고 축령산을 넣고 아름드리 향나무 아래 우리를 새겨주던 억선이가
시화로 만들어 집에 부쳐줄때 땔싸큰 머시메가 지금도 땔싸크드만 근메라고했다
곰재가 서울로 올라와서 산두꼴이며 용반이며 대산이며 중리며 새테며
봉산이며 유산이며 약지미에 서재동이 찾아와 왕초라고 들멕인다
샘터 수구렁논 나팔 배미는 오살나게 지러 같고 시도없시 어프러졌다는 용채의 오십년 전 이야기에
정자강 물 햇살이 멍사도 모르고 둥실둥실 춤 추었다
넙턱지에 따발총 주댕이를 달고 궁댕이를 들썩거리드만 깨댕이 채로 하늘로 올라갔다.
동네마다 다 들멕였다.
한꾼에 그랑께라고 했다.
웅치초등학교 34회는 늘 그랑께였다.
...........
축령산문학제에서, 2007.7.7.
|
'글과 덧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일이성 (0) | 2009.05.01 |
---|---|
재개바 이민영 (0) | 2009.04.28 |
임일순 시인의 주님의 사랑 (0) | 2009.04.07 |
백지(白紙)--이민영 (0) | 2009.04.07 |
들녘을 다듬질하던 찬밤의 노래 / 李旻影 (0) | 2009.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