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성장 / 이시영

LEE MIN YOUNG 2009. 12. 6. 09:52

성장 

이시영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
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거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마 강물은 새벽 강에 시린

몸을 한번 뒤채고는 오리처럼 순한 머리를 돌려 반짝

이는 은어들의 길을 따라 산골로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시집『은빛호각』(창비, 200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