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시영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
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거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마 강물은 새벽 강에 시린
몸을 한번 뒤채고는 오리처럼 순한 머리를 돌려 반짝
이는 은어들의 길을 따라 산골로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시집『은빛호각』(창비, 2003)에서.
'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섣달 그믐날 / 김남조 (0) | 2009.12.25 |
---|---|
강둑에서 / 최재목 (0) | 2009.12.25 |
젊음을 지나와서 / 김형수 (0) | 2009.12.05 |
사랑 / 김근 (0) | 2009.12.04 |
[스크랩] 비 사이로 찾아가는 /우당 김 지 향 (0) | 2009.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