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듣는 명시-1
봄 춤 이민영李旻影 꿈도 일어나 하늘을 마신다 이제 막 깨어난 아기가 있고 초롱한 눈이 들숲을 거닐고 있다 고사리 손에 풀반지 끼고 엄마 젖무덤 머금다가 푸른 들 더듬다가 노란 꼬깔 쓴 색시 얼굴로 하해지기도 하고 웃음 소리로 나무젖눈과 이파리를 깨워 동산을 안아 간다 이따금 옹알대는 찬이슬을 가슴에 재우기도 하는데 그는 겨우내 비워낸 그리움으로 파랑 수줍어진 하늘로 골을 부른다 소딱새가 年頭 기원으로 그녀의 삼월을 소딱거리면 들의 무리도 햇살에 얼굴 부비며 동녁으로 울어 댄다 아지랭이와 구름이 다름박질하고 그 뒤를 엄마와 할무이가 내川를 걷어 머리에 이고 아버지는 산다랑치 논수 사래 칠 거름옹구를 발대에 메고 등 굽은 할배 손 놓칠세라 천년이 흘러도 모두는 아가의 아이 그러므로 아가가 앞장선다 아, 쟁기 삽날이 얼음의 늦잠을 깨우는 누릉소의 호이소리 도취된 뭉게구름 끝으로 뜀뛰기인가 오르고도 오르고 있네 우리들은 구름山위에서 개울처럼 살랑거리는 물 그 뭍, 결에 황홀해지고 있는데 샘 솟는 곳마다 손을 맞잡고 봄 밭이 춤을 추고 있다. (20050306)
글.그림-이민영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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