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먼저 알아
한용운
옛집을 떠나서 다른 시골에 봄을 만났습니다.
꿈은 이따금 봄바람을 따라서 아득한 옛터에 이릅니다.
지팡이는 푸르고 푸른 풀빛에 묻혀서 그림자와 서로 따릅니다.
길가에서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고서 행여 근심을 잊을까 하고 앉았습니다.
꽃송이에는 아침이슬이 아직 마르지 아니한가 하였더니
아아, 나의 눈물이 떨어진 줄이야 꽃이 먼저 알았습니다.
* 평생을 나라 독립과 禪의 구원에서 삶과 죽음의 이치를 살타 의 시린 마음으로 풀어 헤치며 살다가신 민족시인 만해 한용운님의 시 꽃은 먼저 알아 입니다 몇 안되는 글 줄 이지만 님이 노래하려는 길은 많고 아픕니다. 이미 떨어진 눈물에 새겨진 인간으로서의 심성을 찾아 가는 님의 고뇌를 읽습니다. 오....사랑하신 길이여.
旻影 (출처--소네트133님 편집)
|
'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정시선) 나도바람꽃의 순정 --전숙 (0) | 2006.05.01 |
---|---|
선시읽기-7.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0) | 2006.04.15 |
(봄에 듣는 한국명시-22)봄편지-우당김지향 (0) | 2006.03.21 |
(이민영의 생에 대한 시-20,따듯함의 풍요에 對하여) 부엌의 불빛--이준관 (0) | 2006.03.20 |
(이민영의 봄에 듣는 명시)애첩처럼 떠나는 2월-황진이 (0) | 2006.03.03 |